2014 스페인 여행 (13) - 바르셀로나, 몬세라트
2014.9.22.
오늘은 몬세라트로 가는 날.
핸드폰으로 검색을 해보니 몬세라트행 첫 차가 8:36분이라고 하길래 천천히 준비를 하고 나왔다.
밖에 비가 와서 우산을 챙겨 나왔다.
에스파냐 광장에서 몬세라트 열차 표지판을 보고 걸어가서 도착했다.
몬세라트 가는 표는 보통 산악열차를 타는 것과 케이블카를 타는 것 중에 고른다고 하는데,
듣기로 케이블카 타는 정류장이 하나 앞에 있어서, 나중에 돌아올 때 의자에 못 앉을 수도 있다고 해서 산악열차를 타기로 했다.
그런데, 기계에서 표를 뽑으려는데 도저히 어느 메뉴를 눌러야 되는지 모르겠어서 당황하고 있다가 직원한테 물어봤다.
인포메이션 데스크에서 사라고 해서, 갔더니 내 앞에 일본인 2명이 나랑 똑같은 표를 사고 있었다.
그래서 직원에게 나도 똑같은 표를 달라고 하니까
개수까지 똑같이 2개라고 종이에다가 표시한 다음에 기계 앞에 있는 점원한테 이 종이를 주면 뽑아줄 거라고 했다.
그래서 직원한테 종이를 보여주고, 직원이 눌러줬는데 가격이 55유로로 표시되어 있어서 1명을 내렸다.
50유로를 기계에 넣었더니 거스름돈 22.5유로가 몽땅 50센트 짜리로 45개가 나왔다.
되게 황당하고 기차 시간은 다 되어가고 초조한데, 직원이 친절하게 동전을 자기가 다 쓸어모으더니
인포메이션 센터에 가서 지폐로 바꿔달라고 했다.
출발 시간이 5분도 안 남았는데 그렇게 돼서 마음이 되게 급했는데 다행히 제 시간에는 탈 수 있었다.
겨우겨우 출발하는데 날이 흐려서, 하필 산에 올라 가는 날에 전망이 안 좋을 것 같아 걱정스러웠다.
한 시간 정도 가서 Monistrol 이라는 역에서 산악 열차로 갈아탔다.
열차를 타고 비탈길을 올라가는데, 새로운 느낌이고 경치도 매우 좋았다.
중간에 무슨 강도 건너갔고,
산 비탈길을 따라 올라가는 거라 직선으로 안 가고 삥 돌아서 갔다.
올라가는 길 저 위로 목적지가 보인다.
내려오는 열차와 크로스 해서 지나갔다.
날이 흐려서 뭔가 음침한 이미지.
맑은 날보다 뭔가 분위기가 더 잘 어울리는 느낌이 들었다.
멀리 보이는 십자가.
몬세라트에 도착해서 역 밖으로 나와 왼 쪽으로 처음 보인 광경.
우선 다른 건 다 제쳐두고 검은 마리아 상을 보러 가려고 했는데,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서 헤매고 있는데,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계단이 있어서 거기로 달려갔다.
역에서 올라오자마자 정면에 있던 계단인데, 여기가 성당으로 바로질러가는 길이었다.
도착해서 안내문을 읽는데 10:30분에 문을 닫는다고 되어 있었다.
그 때는 이게 무슨 얘긴지 몰랐는데, 내 뒤에 한국인 단체관광 가이드가 말하는 걸 들었는데,
첫 타임은 10:30분 까지라서 그 시간이 지나면 건물 입구 문을 닫는다고 했다.
그 때가 10:15 정도 였고, 난 문 밖에 한참 뒤에 서 있었다.
이렇게 길게 서 있었는데, 줄이 아주 조금씩 줄어들었다.
기다리는 와중에 성당 가운데 텅 빈 광장? 같은 곳을 찍은 사진.
한국어 안내문도 있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 위에 있는 검은 마리아상 조각.
여차저차 기다리다가 시간이 10:30분이 됐고, 나는 직원 분의 호의로 겨우 마지막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혼자라서...
검은 마리아 상을 만나러 갈 때까지는 여러 카펠라를 지나야 했는데, 맨 뒤라서 좀 수월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예배당 안에는 사람들이 앉아서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내 뒤로 텅텅 빈 모습.
1층에서 드디어 위로 올라가는 계단을 만났다.
여기서부터는 사람들이 사진 찍고 이러면서 자리를 양보해줘서 좀 앞쪽으로 이동하게 됐다.
어차피 줄 선 이상 의미는 없지만.
뭔가 힘들어 보이는 표정의 조각상.
검은 마리아상을 만지면서 어떤 소원을 빌어야지 미리 생각을 하긴 했는데,
막장 만지니까 어버버 하다가 약간 이상하게 빌었다. 그래도 맥락은 통하니까.
나오는 길에 있던 촛불.
아까 줄 설때 가운데 텅 비어있던 광장.
성당 건물 밖에 나와서 사진을 찍었다.
날씨는 잔뜩 흐렸지만 또 그 나름대로의 운치도 있었다.
오히려 맑은 것 보다 더 나은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저 멀리 보이는 산 후안 올라가는 산악열차.
줄 섰던 성당의 모습.
정면에 보이는 건물 앞에 아까 내가 올라왔던 계단이 있었다.
이제는 바쁜 게 없으니까 천천히 오른쪽 길로 걸어 내려갔다.
슬슬 산 후안으로 올라가려고 산악열차 쪽으로 걸어갔다.
반 바퀴를 돌아서 멀리서 본 아까 거기.
산 후안 Sant Joan 으로 올라가는 열차는 별로 기다리지 않고 바로 탈 수 있었다.
이렇게 한 쪽으로 기울어진 열차를 타고 왕복.
올라가는 길에서 보는 풍경도 멋있었다.
정상에서 내려서 표지판을 보니 Sant Joan 까지는 15분 정도 걸린다고 써 있었다. 이정표를 보고 따라갔다.
산악열차 정거장에서 나오자마자 보이는 풍경.
찍을 거라곤 산 사진 밖에 없다.
그래도 경치는 정말 좋았다.
내가 간 길 반대쪽을 줌으로 땡겨서 찍어본 사진. 저 길도 가봤어야 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아쉬웠다.
가는 길에 만난 고양이.
이 산 꼭대기에 먹을 게 있나. 상주 하는 사람도 없는 것 같은데.
거의 등산하듯이 길을 가는데, 길이 넓긴 했지만 아무 가드도 없이 길 옆이 낭떠러지라 무서웠다.
이제 거의 다 왔다.
마지막 오르막길.
서양애들은 걷는 속도가 빠른지, 내 걸음으로는 거의 20분 넘게 걸어서 겨우 도착했다.
주변 산세나 아랫동네 경치가 정말 멋있었다.
옆에 있던 백인 아저씨한테 사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썩 맘에 들진 않았지만 굿이라고 해줬다.
산 후안 옆으로 더 올라가는 길이 있어서 조금 더 올라갔다.
이 통로를 지나면 광경이 또 확 바뀐다.
근데 좁고 낮아서 어깨를 부딪혀서 쓸렸다.
통로를 지났을 때 보이는 광경. 저 밑에 계단이 아찔해 보였다.
저기를 실제로 오르는 사람이 있....을까? 있으니까 만들어 놨겠지.
비가 와서 그런지 날씨가 좀 쌀쌀하기도 했고, 곧 소년 합창단 나오는 미사가 시작할 시간이라 다시 산악열차를 타러 돌아왔다.
내려온 다음에 원래 산타 코바도 가려고 했는데, 우선은 미사를 보고 가야겠다 싶어서 대성당으로 갔다.
대성당 안에는 이미 사람이 꽉 차서 서 있을 자리 찾기도 힘들었다.
맨 뒤에 자리 잡고 20분 동안 심심해서 캔디크러시 하면서 기다렸다.
가득 차서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
1시가 되자 신부님이 마이크로 방송을 했고, 곧 소년 합창단이 입장했다.
그러니까 의자에 앉아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카메라를 머리 위로 들고 촬영을 했다.
소년 합창단의 노래 소리가 울려퍼지는데 라이브로 들으니까 나도 막 감화받고 감동....받았어야 했는데,
내가 메말라서 그런지 그냥 아 이게 그거구나 정도였다.
원래는 끝까지 미사 보고 2시 15분 거 타려고 했는데 왠지 그러면 이 대성당 안 처럼 콩나물 시루 같은 기차를 탈 것 같아서
그냥 막 빨리 나와서 1시 15분 기차를 타고 아래로 내려왔다.
그래서 덕분에 아주 편하게 에스파냐 광장까지 올 수 있었다.
빗줄기는 더 거세지고 날이 추웠다.
옛날 투우 경기장을 개조하여 만든 쇼핑몰에 들어갔다.
5층에 식당이 있다고 해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음식점은 특이하게 옥상에 있어서 빙 돌면서 골라야 했다.
옥상이라 그런지 전망은 좋았다.
음식점은 원래 가려던 데가 있었는데 막판에 한국어 메뉴가 있는 집에 혹해서 거기로 들어갔다.
그것은 실수.
보다시피 야외로 뚫려있어서 진짜 너무 추웠다.
역시 식사에는 항상 맥주를!
오늘의 메뉴인 계란+감자튀김이랑
메달 모양의 소고기.
너무 천천히 나와서 진짜 배고픈데 덜덜 떨면서 기다렸다.
음식은 참 맛있었다. 날씨가 따뜻했으면 진짜 만족하면서 먹었을 것 같은데, 추우니까 음식도 좀 식고 그래서..
다 먹고 내려가서 데시구알에서 무난한 티셔츠를 하나 샀는데 무슨 엄청 큰 백에 넣어줘서 쪽팔렸다.
우선 숙소로 가서 옷이랑 짐을 내려놓고 가벼운 몸으로 본격적인 쇼핑을 하려고 나섰다.
그라시아 거리까지 가서 Zara에 가서 옷을 봤다.
맘에 드는 옷이 있어서 고민 좀 하다가 우선 저녁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저녁은 El Glop이라는 빠에야 집으로 갔다.
해산물 빠에야랑 먹물 빠에야를 시켰다.
먹물 빠에야도 괜찮긴 했는데 난 그냥 해산물 빠에야가 더 입맛에 맞았다.
밥 먹다가 얘기를 들었는데 어제 본 인간 탑 쌓기는 예선이고 24일에 결승 경기가 열린다고 했다.
밥 다 먹으니 9시 쯤 됐다. 보통 옷 가게는 10시까지라 마음이 급해져서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그러다가 결국 자라에서 목도리 하나랑 아까 본 코트 하나를 샀다.
다 사고 Liceu 역까지 내려오면서 뭐 살 거 없나 기념품 구경을 했다.
부채를 살까 했는데 세비야 대성당 기념품 점에서 본 부채보다 예쁜게 없어서 살 마음이 안 들었다.
오는 길에 그냥 망고 하나 사가지고 왔는데 그마저도 안 익어서 그냥 버렸다.
내일이 귀국이라 짐을 꾸리고 잠자리에 들었다.
2014.9.23.
8시에 알람을 맞춰놨었는데 8시 20분에 일어났다.
우선 1층에 가서 조식을 먹고 짐을 챙겨서 내려왔다.
체크아웃을 하고 지하철을 타고 에스파냐 역에서 내렸다.
공항버스 정류장에 가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사람이 많아서 서서갔다.
공항에 도착해서 Tax Refund 받으러 갔다.
사람 많을까봐 일찍 간 건데 사람이 별로 없어서 금방 받았다.
너무 일찍 도착해서 게이트가 안 열었길래 사이드에 앉아서 핸드폰 하고 있었는데,
방심한 사이에 게이트가 열려서 줄이 엄청 길어졌다.
그래서 부랴부랴 가서 줄을 섰는데 시간이 엄청 걸렸다. 거기서 한 시간이 걸려서 면세점 볼 시간이 없었다.
출국 수속을 밟은 다음에 막 뛰어다니면서 옷 사고 선물 사고 했다. 그런데 세금 환급 받는 종이를 줬다.
면세점에 들어와 있길래 당연히 면세인줄 알았는데 FCB 샵은 면세가 아니었다.
시간이 없어서 환급 신청 못하고 그냥 게이트로 향했다.
줄 서서 비행기를 탔는데 자리는 맨 뒤 창가였다.
짧은 거리라 그런지 샌드위치 하나 줬다.
창밖을 보니 경치가 정말 좋아서 사진을 찍었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해서 환승을 하고, 면세점에서 술을 샀다.
내 앞에 있는 사람들은 맥주를 샀다. 왜 굳이 면세점에서 맥주를 사는지 모르겠..
면세점 쇼핑을 끝내고 시간이 되어 게이트 앞에 가서 줄을 섰다.
거기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봤는데, 알고보니 같은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오는 거였다.
비행기에 타서 자다 깨다 하면서 오다보니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입국수속을 하고 짐을 찾는데 또 감독이 보여서 싸인을 받았다.
아쉽게도 사진은 못 찍었다.
이번 스페인 여행은 이렇게 끝! 뭔가 정리하는 말을 쓸까 했는데 오그라들어서 못 쓰겠다.
여행은 짧았고, 블로그 글 쓰는 건 정말 길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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