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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스페인 여행 (12) - 바르셀로나

불로소비 2015. 3. 7.

2014.9.21.

일어나서 시계를 보니 8:40.

일어나기 싫어서 뭉기적 대다가 옷을 입고 조식을 먹으러 나왔다.

별 네개 짜리 호텔 치고는 메뉴가 별로였다.

그리고 과일이랑 빵에 초파리들이 막 날아다녀서 식욕이 뚝 떨어졌다.

오늘은 인간 탑 쌓기 행사가 열린다고 해서 거기 가볼 참이었다.

Liceu 역 근처에서 열린다는 것 같길래 이제는 완전히 익숙해져버린 Liceu 역에 내렸다.

어제의 그 마릴린 먼로가 오늘도 있었다. 축제기간 내내 있을 건가 보다.

정확히 몇시에 어디서 하는지 몰라서 스마트폰으로 위치를 알아봤다.

그래서 99번 건물 앞이라는 걸 알아낸 후 그 건물로 갔다.

위쪽 거리로 조금 올라오니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건물 안 쪽에는 어제 봤던 커다란 인형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구경하고 나왔더니 똑같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La Rambla 99번 건물 앞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빨간 옷 무리가 먼저 모여있었다.

시간이 좀 지나자 초록 옷 무리, 연보라 옷 무리가 모여들었다.

곧 있을 탑쌓기 행사에서 쓰기 위해 허리에 천을 감아주고 있었다.

이 때는 허리 보호하려고 그러나 싶었는데, 나중에 올라가는 거 보니까 발판 역할을 하는 거였다.

어린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면서 응원도 했다.

그러다가 퍼레이드를 시작했다. 


 

얼른 퍼레이드의 앞에서 뒤로 돌아서 사진과 동영상을 찍었다. 


 

악기를 연주하면서 노래를 부르는데 되게 신나고 축제 분위기가 났다.

적당히 같이 가다가 좋은 자리 잡으려고 광장 쪽으로 먼저 갔는데, 이미 사람이 가득 차 있어서 들어가기가 쉽지 않았다.

설치된 무대에서는 소규모로 탑 쌓기 행사를 했다. 


 

사실 아까 99번 건물 앞에 있을 때는 오늘 탑 쌓기 안하고 전야제처럼 응원전 같은 것만 하는 건가 싶어서

실망할 뻔 했는데 이제 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

광장 한 켠에서 선수들이 한 줄로 탑을 쌓아서 입장했다.

연보라-빨강-초록 팀 순으로 입장했다.

 

 

빨간 옷이 가운데길래 제일 잘 하는 팀인가 했더니 그건 아니었고, 그냥 대충 때려맞혀보면 바르셀로나 팀이었던 것 같다.

시청 건물에 보면 조각상에 표시를 해 두었다.

이마에 띠를 두르고,

손목에 감아놨다. 이걸 보면 바르셀로나 팀이 맞는 것 같다.

초록색 팀은 론다에서 온 것 같았다. 확실하진 않고;;

본격적으로 탑 쌓기가 시작됐는데, 한 팀씩 순서대로 진행됐다. 

밑에서 엄청 많은 사람들이 받쳐주고 위로 쌓는데, 한 번은 밑에 탑이 불안정해서 중단하고 재시도를 했다.

3층 부터는 받쳐주는 사람 없이 네 명이 서로 팔 잡고 어깨 위로 올라가서 서는데 되게 불안불안했다.

성공하는데 막 탑이 부들부들 떨려서 밑에서 보는 내가 너무 불안했다.

다음에 연보라 팀이 시도를 하는데 여기는 모양이 달랐다.

여기는 네 명이 아니라 두 명이 탑을 구성해서 더 불안했는데 한 번에 성공했다.

마지막 초록색 팀은 탑 세 개가 동시에 올라갔다. 

 

난 이렇게 한 번씩 하고 끝인 줄 알았는데 첫 라운드가 끝난 거였고 계속 했다.

빨간색 팀이 이번에는 세 명이 탑을 구성했는데, 탑을 완성하고 이 사진 찍고 나서 내려오는데 탑이 무너졌다.

그래서 완전 놀라서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진짜 살벌하게 떨어졌다.

다행히 크게 다친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

이 다음에 한 연보라 팀은 같은 세 명인데 안정적으로 끝마쳤다.

그리고 초록색 팀은 네 명이 올라갔는데 거의 끝나갈 때쯤 가운데로 탑 하나가 더 쌓이더니,

끝까지 올라가고 나서 겉의 네 명 꺼풀이 벗겨지면서 한 줄만 남았다. 

초록색 팀이 가장 잘 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그 다음에 빨간 팀이 똑같은 탑을 시도했는데 완성한 후 내려오면서 또 무너졌다. 

이번에는 헬멧 쓴 아이도 같이 떨어졌는데 걱정이 많이 됐다.

세 시간 가까이 서 있으려니 무릎이 아파서 사이드로 빠져나왔는데, 사람이 적어서 쾌적하게 관람이 가능했다.

그런데 갑자기 비가 내려서 근처에 PANS라는 가게로 피신했다.

탑 만들 때 사람이 부족하니까 관광객 중에 짐 없는 남자한테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흔쾌히 한다는 사람도 있고 싫다는 사람도 있었다.

나는 짐이 있어서 못 했는데 아쉬웠다.

이 와중에 광장 한켠에서 1인시위 비스무리하게 하고 있는 할아버지가 있었다.

뭔가 하고 내용을 봤는데 관광객을 반대하는 내용이었다.

내용은 다르지만 왠지 명동에서 보던 어떤 사람들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슬슬 지루해져서 광장에서 나오는데 어제 줄을 길게 서 있던 국수 파는 집이 보였다.

오늘은 좀 한가해 보여서 밥 먹으려고 들어갔다.

면 종류랑 토핑 종류, 소스 종류를 정하면 그거에 맞게 볶아서 주는 체계였다.

나는 계란 국수에 새우, 버섯 토핑에 마늘, 후추 소스를 선택했다.

여긴음식이 나오면 이름을 불러주기에 내 이름을 물어보는데, 내 이름을 말해주니까 어려워 해서, 그냥 성으로 부르라고 했다.

좀 기다리니까 음식이 나왔는데 먹을만 했다.

2주 정도 되니까 스페인 음식을 거의 다 먹어봐서 굳이 스페인 음식을 찾아먹겠다는 생각도 사라졌다.

밥을 다 먹고 나와서 츄러스 사먹으러 갔는데 일요일이라 그런지 문을 닫았다.

그래서 그냥 근처 슈퍼에서 아이스크림 폴라포를 사먹었다.

내일 입을 옷이 없어서 쇼핑하려고 했는데 옷가게 들도 다 문을 닫았다.

그래서 그냥 돌아다니다가 무슨 성당 같은 건물이 있길래 겉에서 살짝 봤다.

그리고 시계를 보니까 4시 쯤 돼서 해변 가기도 늦은 것 같고 다리도 아파서 숙소로 들어왔다.

숙소에서 수영장에 가려고 했는데, 수영장이 무슨 목욕탕 크기였고 물도 너무 차가워서 그냥 포기하고 방에 돌아왔다.

방에서 두 시간 정도 쉬다가 밖으로 다시 나왔다.

8시쯤 나왔는데 밖은 어두워졌다.

보케리아 시장은 문을 닫았고, 가이드가 추천한 ATTIC은 너무 고급 레스토랑이라 혼자 갈 엄두가 안 났다.

그래서 그냥 타파스나 먹을까 해서 레알 광장으로 갔다.

그런데 어제 먹었던 형편없는 식당에 사람들이 또 줄을 길게 서있었다. 아무래도 내가 메뉴를 잘못 골랐던 모양이다.

저녁 먹을 집을 찾아 주변을 돌다가, FC 바르셀로나 경기가 있는 걸 보고 펍에 가려고 했다.

그런데 펍에는 안주가 없는 것 같아서 우선 피자집에 가서 배를 채우기로 했다.

그런데 비자 먹고 배부르니까 펍에 가고 싶은 생각이 없어졌다.

그래서 그냥 Rambla 거리를 걸어 올라갔다.

기념품점에서 맘에 드는 엽서 두 장을 샀다.

그리고 좀 더 걸어오다가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누텔라 맛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완전 달았다.

까탈루냐 광장까지 걸어갔는데 축제 행사를 별거 안 하고 있길래 그냥 그대로 지하철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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