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스페인 여행 (4) - 세고비아, 마드리드
2014.9.13.
세고비아에 가기 위해 6시 반에 일어나서 준비를 했다.
오늘은 투어 없이 혼자 가기 때문에 좀 일찍 나왔다.
몽클로아 역에 도착해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인포데스크에 물어봤더니 종이에 적어가면서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표 사는 곳은 지하철에서 개찰구 나와서 있는 그 층이었다.
그런데 잘못 알아듣고 위 층으로 올라가서 버스 기다리는 대합실 쪽에서 헤매다가 에스컬레이터 타고 다시 내려가서 겨우 찾았다.
표를 사고 버스에 타서 한 숨 자고 일어났더니 9시 15분 쯤 도착을 했다.
아침이라 길에 사람들도 없고 되게 한산했다.
마드리드에서 세고비아로 오는 첫 시간 버스라서 더 그랬던 것 같다.
버스터미널에서 나와서 지도를 보고 길을 건너 오른 쪽으로 살짝 꺾은 후 왼쪽으로 올라갔다.
세고비아 가는 길 왼 쪽에는 왠지 커 보이는 성당이 공사중이었다. 점심때는 여기서 결혼식을 하더라.
저 멀리 세고비아의 유명한 수도교가 보인다.
책을 보면서 찾아간 건데, 거기서는 알카사르부터 보고 내려오면서 훑으라고 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대로 알카사르를 제일 먼저 보려고 갔다.
표지판을 보고 따라 걸어가는데 뭔가 헷갈리게 되어 있어서 세갈래 길 가운데 왼쪽으로 갔다.
그런데 알고보니 외곽 길이어서 구경할 것도 없고 아래로 한참 내려갔다 올라오고 그랬다.
그래도 다시 오르막길을 올라오니 경치가 괜찮았다. 후회하던 마음이 사라졌다.
멀리 보이는 알카사르.
디즈니 백설공주 성의 모티브가 된 건물이라고 그랬는데, 백설공주를 제대로 본 적이 없어서 감흥은 없었다.
드디어 도착해서 알카사르 정원 안에 들어왔다.
문득 뒤를 돌아봤더니 대성당 꼭대기가 보였다.
꽃을 예쁘게 심어놨다.
사람이 없으니 참 좋다. 역시 아침 일찍 와야되나보다.
그런데 와도 너무 일찍 와서 아직 티켓을 안 팔고 있었다.
15분 정도 주변 구경하면서 기다리다가 표를 샀다.
5유로짜리 Solo Palacio라는 표를 샀는데, 얘로는 1층밖에 구경을 못하고 탑 꼭대기를 올라가려면 2유로짜리 표를 따로 또 사야했다.
그래서 1층 구경 다 하고 매표소로 다시 나와서 표를 다시 사서 올라갔다.
1층 내부에는 기사들 갑옷으로 만든 동상이랑 그림, 벽화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1층 뒷 편의 정원으로 나갔는데, 이 성이 세고비아 끝에 있어서 그런지 주변은 좀 황량했다.
밖으로 나와서 옆에 있는 탑으로 올라갔다.
탑 꼭대기까지 가기 전에 2층 발코니에서 잠깐 밖을 구경했다.
밖에 있는 사람들이 성 사진을 찍는데 너무 혼자 가운데 있어서 민망해서 금방 들어갔다.
본격적으로 탑을 올라가는데...
옛날 중세 성 답게 나선형으로 된 돌계단인데, 조명도 별로 없고 사람도 없이 혼자 가니까 분위기가 으스스했다.
그리고 계단 수가 많아서 (157개라고 친절히 설명이 써 있었다.) 꽤 힘들었다.
겨우겨우 올라와서 봤는데 세고비아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면서 힘든 게 싹 없어졌다.
(2유로는 기억에 남지만서도..)
반대쪽으로는 성 꼭대기 쪽이랑, 저 멀리 들판이 보였다.
뭔가 쓸쓸한 느낌. 혼자 와서 그런가..
성에서 나와서 천천히 걸어가다보니 어느새 대성당 앞에 도착했다.
하늘이 참 예뻤다.
3유로를 내고 대성당에 들어갔는데, 아무 설명 없이 보니까 아무래도 감흥이 떨어진다.
그래도 그림이랑 카페트 예술 같은 건 볼만 햇다.
다 보고 나와서 수도교를 보려고 대략 방향만 잡아서 걸었는데 도착했다.
수도교가 시작하는 부분을 보고 싶었는데 거기는 사람이 갈 수가 없는 위치에 있어서 아쉬웠다.
계단도 없고 무슨 건물에서 바로 튀어나와서 시작한다는 느낌은 없었다.
위에서 사진을 찍고 계단을 따라 천천히 내려왔다.
직접 오기 전까지의 수도교의 이미지는 뭔가 주변이 황량한 유적지 같은 곳에 있을 줄 알았는데
도로는 잘 포장되어 있고, 바로 옆엔 음식점이랑 차도가 있어서 뭔가 실망스러웠다.
마치 나이아가라 폭포를 처음 봤을 때 같은 느낌이었다.
책에서 본 유명한 코치니요 음식점이 1시에 연다고 해서 주변을 구경했는데, 결혼식이 있었다.
밖에서 결혼식 구경하고 올라오니 1시가 다 되어 음식점으로 갔다.
자리에 앉아서 코치니요와 상그리아를 주문했다.
좀 비싸길래 돼지 한 마리가 다 나오는 건 줄 알고 혼자 기대하면서 다 먹을 수 있을까 막 걱정했는데,
그냥 다리 한 짝만 나와서 살짝 실망했다.
맛은 돼지 보다는 약간 기름 많은 닭고기 같은 맛이 났다.
그래도 고기는 연하고 껍질은 바삭해서 되게 맛있게 먹었다.
여행 책자에 맛집이라고 소개돼서 먹으러 간 거였는데, 손님의 반은 한국인, 반은 중국인이었다.
다 먹고 버스터미널에 돌아왔다.
아침에 표를 살 때 왕복으로 표를 샀는데 그 때 오는 시간 확정 안 된 오픈 티켓이었다.
그래서 돌아오는 버스 시간 확정하려고 했는데 사람이 해주는 게 아니라 저기 보이는 기계에서 하는 거였다.
시간, 목적지 입력하고 Close 메뉴 눌러서 영수증 번호를 넣어야 했다.
오픈 티켓이라 클로즈를 해주는 건가 보다.
버스에 타고 오다보니 3시 좀 넘어서 몽클로아에 도착했다.
숙소에서 좀 쉬다가 6시 쯤 축구를 보러 나왔다.
지하철에는 이미 경기장 가려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역에 내렸다.
내가 여기를 와보다니!
레알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마드리드의 경기.
여기서 표를 교환했어야 햇는데 모르고 그냥 Torre B에 들어가다가 아무래도 이상해서 메일 프린트한걸 자세히 읽었더니
13, 14 매표소에서 바꾸면 된다고 써 있었다.
표를 바꾸고 경기장 안으로 들어갔다.
3층 맨 앞 자리라 잘 보일 줄 알았는데 난간 때문에 시야가 좀 가렸다.
게임 시작했는데 경기 내용에 따라서 야유, 함성, 휘슬 소리가 엄청났다.
응원가도 웅장했다.
그런데 AT마드리드가 선제골 넣고 분위기가 좀 안좋아졌다.
그래도 페널티킥으로 1:1 만들고 전반이 끝났다.
후반전을 보는데 레알마드리드가 일방적으로 몰아부치는데도 골이 안나고 AT가 역습 한 방으로 2:1이 됐다.
경기 더 보다가 별 일 안 생길 것 같아서 43분 쯤 몰래 빠져나왔다.
집에서 축구볼 때 사람들이 왜 40분 쯤에 나가나 했는데, 어차피 경기도 진 거 사람 너무 많은데 그나마 혼잡 피하려는 거구나 이해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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