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스페인 여행 (5) - 마드리드
2014.9.14.
오늘은 투우를 보는 날.
투우 시간에 맞춰 가면 사람이 많다고 해서 오전에 미리 표를 끊으러 갔다.
Ventas 역에 도착해서 밖으로 올라왔더니 투우경기장이 눈 앞에 보였다.
자리는 제일 보기 좋다는 8번 구역으로 예매를 했다. 사람이 없어서 바로 구매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에스파냐 광장으로 이동했다.
경치는 뭐 그저 그랬다. 그냥 공원있고...
배가 고파서 에스파냐 광장 바로 앞에 있는 타파스 집에 갔다.
우선 맥주와 오징어튀김을 시켰다.
맥주는 브랜드 얘기 안하고 그냥 맥주 주세요 했더니 알아서 줬는데 맛있었다.
오징어튀김은 뭔가 오징어라기보단 한치 같은 느낌.
두 번째로 시킨 맥주와 홍합요리.
홍합은 좀 비렸다.
그래도 혼자 아무데나 들어간 곳 치고는 괜찮았다.
낮술에 기분이 알딸딸해지고 기분 좋아져서 거리를 나섰다.
그란비아 쪽 거리로 걸어나오는데 양 옆에 옷 가게들이 많았다.
들어갈까 하다가 술김에 귀찮아서 말았다.
길 옆으로 빨간색 마드리드 투어버스가 지나가기래 충동적으로 표를 구매했다.
그런데 내가 탄 버스가 유독 사람이 많아서 자리가 없었다.
그래서 다음 버스를 타려고 어떤 공원 앞에서 내렸다.
누구 무덤이었던 것 같다. 벌써 4개월 정도 지났더니 기억이 잘 안 난다.
공원 구경하고 나서 다음 버스를 탔더니 자리가 많아서 2층으로 올라갔다.
앞 자리 의자 등받이에 이어폰을 꽂고 주변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사진에 있는 것 처럼 한국어 안내방송은 없어서 영어로 들었는데 잘 못 알아듣겠다.
날이 너무 더워서 얼마 못 견디고 아래층으로 내려와 있다가 5시 반 쯤 그랑비아 역에서 내렸다.
투우를 보러 가려고 지하철을 타려는 도중에 목이 말라서 자판기에서 물을 사려고 했다.
자판기 맨 아래에 물이 있었는데, 저 스프링에 제대로 꽂혀있지 않아서 헛돌기만 하고 나오질 않았다.
그렇게 0.5유로를 낭비하고ㅠㅠ
다시 지하철을 타고 Ventas 역으로 투우를 보러 갔다.
투우장 앞에는 이미 사람들이 많이 있고 표 사려고 줄도 길게 서 있었다.
아까 사놓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좌판에서 과자와 물을 사고 경기장 안으로 들어갔다.
경기장 안에도 음료랑 스낵을 살 수 있는 가게가 있다.
저기서 계단으로 2층에 올라가서 경기장에 입장했다.
오래된 경기장이라 의자가 따로 없고 그냥 돌계단에 좌석번호가 써 있었다.
처음 가면 자리를 찾기가 힘들어서 그런지, 직원이 입장객들 표를 보고 자리로 직접 안내를 해 주었다.
돌계단은 앞뒤 간격이 너무 좋아서 진짜 불편했다.
CGV에서 주는 애기들 보조좌석 같은 쿠션을 1유로에 대여해주는데 되게 고민하다가 결국 그냥 봤다.
사진 왼쪽을 보면 간격이 넓어보이는데, 여기는 주 통로고, 앞에 계단 한 칸에 한 명씩 앉는데,
유럽애들 체격이 커서 무릎이 등에 자꾸 닿았다.
내 뒷자리 애들은 담배까지 펴서! 담뱃재가 옷에 떨어질까봐 내내 신경쓰였다.
6시 30분에 투우사들이 입장하고 주최자한테 인사하고 들어갔다.
첫 투우가 시작됐다.
검은 소가 나와서 사람들이 이리저리 유인해서 약올리다가, 말에 탄 사람이 창으로 찌르고 투우사가 작은 막대기로 찔렀다.
투우사가 마지막으로 경추 쪽에 칼을 찔러넣어서 마무리를 짓는다.
투우하는 내용이 투우사에 따라 조금씩 달랐다.
첫 번째 투우사는 되게 깔끔하게 투우하고 마무리했는데,
두 번재 투우사는 못하는 애였는지 몇 번이나 받힐 뻔 하고 칼도 한 번에 못 넣어서 세 번이나 시도했다.
세 번째 투우사는 되게 깐족대는 스타일이었다.
근데 소 마무리 지을 때 폐를 찔렀는지 코랑 입에서 막 피가 흘러서 좀 끔찍했다.
원래 6경기를 한다는데 너무 잔인해서 3경기만 보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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